美 하원,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 ‘내란 선동’ 혐의 적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 AFP)

하원 의석의 과반인 민주당 발의, 탄핵소추안 가결 전망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 이어 재임 중 두 번째 탄핵

미국 민주당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 사태가 발생한지 닷새 만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결의안을 공식 발의했다. 소추안은 민주당 하원 의원 222명 중 최소 214명이 서명했으며 5명의 사망자를 낸 의회 점거 사태와 관련해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가 적시됐다.

민주당은 12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박탈을 위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처리하고 이어 13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까지 임기를 9일 남겨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에 이어 재임기간 중 두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반대로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에서는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두 가지 혐의가 제시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대상이 됐다.

소추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인근 앨립스 공원에서 시위대에게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대선에서 압승했다”며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선동했고 이에 자극받은 군중이 의회에 불법 침입해 기물을 파괴하고 법집행 당국자들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것이다.

소추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결과를 뒤집기 위해 지난 2일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개표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사실도 거론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직에 계속 있으면 헌법과 민주주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탄핵을 통해 공직에 대한 자격박탈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하기 위해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날 민주당은 하원에서 해당 결의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시도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불발됐다.

‘수정헌법 25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과 내각의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허용한다. 대통령이 거부하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을 강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민주당은 의회가 탄핵안을 처리하기 전에 행정부 스스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도록 촉구하고 있지만 현재 펜스 부통령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해당 결의안이 통과되면 펜스 부통령이 24시간 내 응답해야 한다”며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의 가결 정족수는 과반 찬성으로 민주당이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22석을 차지해 통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하원을 통과한 소추안이 상원을 통과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원에서 탄핵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전체 100석 중 3분의 2가 넘는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이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50석 대 50석의 동률을 이뤘지만 아직은 이들이 취임하지 않아 공화당 의석이 더 많은 상황이다.

공화당의 이탈표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다 해선 안 된다고 공개 선언한 의원은 4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공화당이 상원이 빨라도 19일 재소집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맞물릴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출발부터 탄핵 정국에 휩쓸릴 수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에 전임 대통령의 탄핵을 놓고 공화당과 각을 세우기보다는 협력 기조를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리아뉴스투데이 이한우기자hanwoolee@koreanewstoday.net